if절에 will 못 오나요?

학교에서 배운 규칙 중 제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아직도 외우고 있는 게 있어요.

l        '시간, 조건의 부사절에서는 현재가 미래를 대신한다'

여기서 말하는 '조건의 부사절'은 if절을 말하겠죠? 우리는 같은 말을 '비과거'라는 시제로 현재와 미래를 같이 봤었습니다. 어느 쪽이 편한 지는 여러분이 선택하시면 되지만, 저는 굳이 현재와 미래를 그렇게 딱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위 법칙에서는 여러 미래표현 중 아마 will 을 표적으로 삼은 거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 시험 문제 중 특히 잘 나오는 문장 형식을 보면, "If it will rain tomorrow, ~~ " 처럼 if절에 미래를 나타내는 tomorrow를 같이 주고 꼭 will을 넣거든요. (아닌가요?)

그런데, 물론 자주는 아니지만, if절에도 얼마든지 will이 나옵니다.  

1. will이 '의도, 의지, intention의 어감'일 때

will의 두 번째 용법 기억하실 겁니다 - '의도, 의지, intention'의 어감.

단순하게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는 쪽보다는, "앞으로 ~ 하겠다"라는 의지나, 약속 혹은 결정의 뜻일 때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 will을 보면서 명사 will(의지, 유언장)이나 형용사 willing(~ 할 의지, 의사, 마음이 있는)도 같이 생각나면 좋을 거라고 했습니다.

이럴 때는 if절에 will이 옵니다. 잘 아시는 "be willing to do something"의 뜻으로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렇게 나오는 will은 좀 강하게 읽는 게 보통입니다.

l        I will if you will.

유명한 문장입니다. 상황에 따라 어감이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너도 함께 한다면 나도 할게" 정도의 의미. 물론 이런 문장을 볼 때에는 "나 할거야. 단, 너도 해야 해"로 보는 게 사실 더 자연스럽지만.. (번역에 관한 책이 아니니까 그 얘긴 여기까지만 ^^)

매일 옷만 사달라고 하는 애인에게

l        I will buy this dress for you if you will [are willing to] wear it.

"그래 사줄게, 단 너 그거 진짜 입어야 한다" 정도의 어감입니다. 그러나, 사실 if you wear it 해도 뭐라 그럴 사람은 없겠죠. 그리고 if절에 will 들어가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단순추측의 어감도 있으니까) 이렇게 바꿔 적어도 됩니다.

l        I'll buy this dress for you if you promise to wear it.

꼭 will을 쓰라는 쪽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늘 들어온 것처럼 if절에 will이 들어가면 뭐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생각하지는 말자는 취지에서 문장을 소개하는 겁니다.

한 민박집 안내문입니다.

l        If you will smoke, please do so outside using an ashtray - please do not throw butts on ground. (안 피웠으면 좋겠지만) 굳이 담배를 피워야겠다면 밖에 나가서 피우고 재떨이를 사용해주세요. 땅에 꽁초는 버리지 말아주세요.

이제 "If it will rain tomorrow, I will stay home."이 왜 이상한 지 아시겠죠? (틀렸다는 말 보다는 이상하다는 게 더 낫죠?) 하늘 위에서 비가 "그래, 난 꼭 내리고 말 거야. 두고 봐" 하지는 않겠죠? ^^

l        I don't know if it will rain tomorrow. 내일 비 올지 잘 모르겠어.

l        A: Will you be seeing Eric tonight? 오늘 밤 에릭 만나니?
        B: I'm not sure if I'll see him. 그럴 지 확실히 모르겠는데.

물론 지금 두 문장처럼 if절이 know의 목적어로 나오는 명사절이라면 will 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l        If he won't [refuses to] forgive me, what choice do I have? 그 사람이 나를 굳이 용서해주지 않겠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부정문입니다. 우리말로는 "한사코, 굳이 ~ 하려 하지 않다" 정도의 어감. 역시 won't를 강하게 읽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will의 약한 버전인 would가 나올 수도 있어요. (would는 안 나오는 데가 없네요. ^^)

l        We would really appreciate it if you would take the time to come to this meeting. 시간을 내서 회의에 참석해주신다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이걸 보니 "괜찮으시다면"의 뜻을 갖는 표현 "if you wouldn't mind"가 생각나죠? 다 같은 맥락입니다.

l        If you wouldn't mind, I'd like to ask you a few questions about the issue. 괜찮으시다면 그 문제에 관해 몇 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식당이나 호텔에서 웨이터 분들이 안내해주면서 흔히 말하는 "If you would follow me, please" (이쪽으로 오시죠)도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would가 나오면 뻣뻣하지 않은 부드러운 느낌을 항상 가지세요.

 2. if절이 결과일 경우

자, if절에 will이 나오는 경우가 하나 더 있습니다.

if절이 있는 문장의 경우, if절이 '조건' 그리고 주절이 '결과'가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l        If you can't come to see us next weekend, we'll come and visit you.

l        If you finish the work by lunchtime, you can take the afternoon off.

그렇죠? "네가 다음 주에 못 오면 & 점심 때까지 일을 마치면"이 조건이라면, 그 조건이 충족됐을 때의 결과가 "우리가 너를 보러 가겠다 & 오후에 쉬어도 된다" 입니다.

그런데, 이게 거꾸로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 문장들은 if절이 '결과'인 예에요. 눈으로 보지 말고 입으로 읽으세요.

l        I will repeat that, if that will help you understand it better. 다시 한 번 되풀이 하겠다. 그래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l        If it will save money, I'm for it. 돈을 아낄 수만 있다면 나는 찬성이야.

l        Just ignore him if that'll make you feel better. 걔 그냥 모른 척 해버려. 그렇게 해서 마음이 더 편하다면.

실제 말하면서 '결과' 따지고 '조건' 따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니, 그런 사람은 말 나오는 데 시간이 무지 오래 걸릴 겁니다. 같이 얘기 하는 사람도 지루해 할 거고.

구어체를 많이 접하셨거나, 평소에 입으로 영어를 즐겨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이런 식의 표현이 입에 붙어서 익숙할 겁니다. 이런 문법 사항 모르는 상태에서도, "if that'll help you ~~" 같은 문장을 많이 써온 겁니다.

중요한 건 '왜'가 아니라 '왜'를 몰라도 입에서 나오고 손으로 적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보고 계속 따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