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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착각 유형 3: 영어는 '외우는' 거다

JJun ™ 2007. 2. 16. 13:52

1. 서울이란 곳은 정말 너무 커요. 40 서울에서만 살아온 저도 처음 가보는 곳이 계속 나올 정도니까요.

넓은 서울에서 택시 운전하시는 기사 분들, 이제 면허 따고 도로 나가서 실전 운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분들을 보면 신기할 정도죠. 복잡한 길을 어떻게 알고 다니는 신기할 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어봅니다.

l         아저씨, 그거 서울 지도 보고 외운 맞죠?

l         그거 외우는 시간은 얼마나 걸렸어요?

l         가장 빨리 외우게 해주는 있으면 알려주실래요?

이렇게 물어보면 택시 기사님은 웃으면서 이런 답을 주지 않을까요?

"아이, 외우긴 그걸 어떻게 외워서 다녀? 그냥 다니다 보니까 알게 거지."

 

2. '외운다' '암기한다' - 단어를 보면 '벼락치기'라는 단어가 생각나요. 그리고 '일단' 이라는 부사를 썼던 기억도 납니다. "일단 외우고 보자" "일단 암기하는 거야" 식으로. '일단' 들어가니까 어감 좋죠? 하루 이틀 하고 영어 그만둘 사람들 같거든요. 어렸을 학교 중간 고사나 영어 단어 시험 느낌이 듭니다. 시험 하루 이틀 전에 벼락치기로 공부해서 일단 시험만 넘기고, 시험 끝나면 도로 잊어버려도 됐던 말입니다.

학교 수업 방식이나 시험 방식 덕분에 외워서 해도 문제 없었어요. 평상 영어에 신경 끄고 있다가 시험 벼락치기로 외워서 시험 봐도 점수 나올 있었거든요. 어렸을 이렇게 들인 습관, 나이 먹어도 습관 버리기 힘든가 봅니다.

"단어 빨리 외우려면 어떻게 해요?"

대학생들, 직장인들, 심지어 선배들까지도 이렇게 많이 물어봅니다. 영어는 외우는 거라고 생각하고 빨리 외우게 해주는 책을 찾아 나섭니다. 아이들 중간 고사 공부하는 것처럼 화끈하게 빨리 외우고 화끈하게 빨리 잊겠다는 모습. 10분만에 머리로 들어온 단어는 도로 나가는 1분도 걸린다는 모르는 모습입니다.

영어가 늘래야 없는 전형적인 모습이에요.

 

3. 외우려는 사람은 자꾸 확인을 하려 듭니다. 덕분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만 늘어가죠.

어제 10개의 단어를 외우고 단어장에 정리합니다. 오늘 일어나 확인. 보통 사람이라면 10 중에 정도 밖에 기억을 못한다고 하는데, 그럼 정말 화가 나죠. 그러면서 오늘 10개를 외워보려고 합니다. 다음 기억 나는 역시 . 그럼 첫날 외운 개는 온전히 머릿속에 남아있을까요? 아니죠, 역시 줄어듭니다. 20 중에 여섯 개가 아니라 다섯 정도가 되는 거에요. 외우면 외울수록 화가 나는 모습입니다.

이걸 하려는지?

표현 역시 마찬가지. 회화 교재이라는 이름의 책을 보면 짤막한 대화 가지를 주고 외우라고 합니다. 다음 날에 기억나겠지만, 가면 갈수록 외운 것에 비해 다시 잊어버리는 많아집니다. 학습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단어나 표현이나 마찬가지.

외우겠다는 사람의 공통적인 특징 아세요? 단어장이건 책이건 부분만 번이고 본다는 점이에요. 어느 정도 진도 나가면 앞부분을 확인해보고 싶은 겁니다. 다시 앞부분 봐봐야 기억 나죠. 그럼 다시 거기부터 보기 시작. 평생 같은 자리에서 고추 먹고 맴맴, 다람쥐 쳇바퀴 타고 있는 모습.

택시 기사의 - "아이, 외우긴 그걸 어떻게 외워서 다녀? 그냥 다니다 보니까 알게 거지."

이게 될까요?

학교 국어 시험이나 수능 언어 영역 시험 제외하고 우리말 단어를 단어장에 정리해가며 외우려고 했던 사람 있나요? 지금 우리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는 우리말 단어 , 외우려고 시도했던 단어가 과연 있을까요? 단어나 표현을 정리하고 외워서 단번에 것이 있다면, 오늘도 어휘력이나 표현력 부족 때문에 헤매고 있는 전세계 10살짜리 꼬마들은 바보들이란 말이 되는데.

우리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단어나 표현은 외운다는 생각 없이 영어의 도로를 그냥 다니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것들입니다.

 

4.

실전 영어는 '문장' 기본 단위로 본다고 했습니다. 반면 시험 영어는 이상하리만큼 '단어' 집착합니다. 아마 가장 원인은 어렸을 '단어 시험' 거에요.

'good: 좋은' 이라고 쓰면 맞았다고 선생님이 칭찬해줍니다. 덕분에 'good=좋은' 등식을 맹신하면서 good 다른 뜻은 없다고 단정합니다. 그러면서 good이라는 단어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good 정복했으니 영어가 늘고 있다는 정말 어마어마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good 같은 11 대응 방식으로 아는 단어 늘리기 작업에 들어갑니다.

good 실전 영어에서는 가장 어려운 형용사 하나로 꼽는 단어에요. 실전의 차원에서 보면 용법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시험 영어는 단어 욕심이 많기에 단기간에 많은 수의 단어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마치 단어만 외우면 영어도 끝난다는 생각을 갖고. 그러나 문장은 신경 쓰고 단어만 외우려 드는 것은 노래도 부르는 사람이 멜로디 없이 노래의 계명만 외우고 있는 거고, 집에서 지도만 가지고 서울역이 어디 남산이 어디 식으로 외우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꼽는 가장 황당한 질문 하나가 바로 이런 거에요 -"make up 무슨 뜻이에요?"

자체로는 아무 뜻이 없거든요. 어떤 외국인이 와서 '걸다'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답을 주실래요? 문맥을 주면 나옵니다. 단어는 자체로는 아무 의미 없죠. 다른 단어와 어울려 문장을 만들고, 문장이 다른 문장과 어울려 문맥을 형성할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 겁니다.

단어 100 외우려는 헛수고 시간 있으면 영어 문장 10 보세요. 그게 영어 느는 길입니다.

 

5.  인터넷 게시판을 보니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이 "" 이라는 감탄사를 적고 있더군요. 영어 shit 이겠죠. 신기하지 않나요?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도 아니고 토익 문제에 나오는 단어도 아닌데 도대체 어떻게 단어를 알고 쓰고 있는 걸까요?

수업하면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 " 단어에 어떤 추억이 있나요?"

대부분 웃죠. "너는 단어에도 추억이 있냐?" 식으로 쳐다봅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사람이에요. 우리는 무조건 좋으면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나름대로 판단해보고 수긍할 있을 받아들이는 어른들이에요. 아이들이라면 회초리 들고 무조건 외우라고 하는 어느 정도 가능할 모르겠지만, 어른들이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한다는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사랑과 마지막으로 만났던 카페. 카페 이름은 아무리 어려운 단어라도 대부분 기억합니다. 헤어짐의 추억이 있는 곳이니까.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아침에 출근하면서 어젯밤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순간적으로 기억 났던 경우 있을 겁니다. 기억력이 나쁘고 머리가 딸려서 그런 아니랍니다. 매일 하는 주차이기 때문에 생각 없이 주차하고 집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래요. 지하주차장에 'B-5' 식으로 기둥에 숫자가 적혀있는 것은 사람들에게 위치에 대한 '기억(추억)' 주기 위한 거겠죠.

영어 단어나 표현 역시 하나 다를 없습니다.

영화에서 배우들이 무지 받았을 "Shit" "Shit" 하는 여러 겁니다. 사전에서 정확한 뜻을 찾아본 것도 아니에요. 장면을 통해 shit 이라는 단어가 어떤 느낌으로 쓰는 단어라고 짐작한 겁니다. 그렇게 비슷한 장면을 보면 단어는 머릿속에서 나가라고 해도 절대 나가지 않는 '나의 단어' 되는 거에요.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과'라는 단어 하나 가르치면서도 실제 사과를 보여주면서 일러줬죠. 실물이 없으면 하다못해 그림이라도 보여주면서 가르쳤습니다. 아이들에게 사과에 대한 기억, 추억을 심어주는 겁니다. 미국 가서 생활하게 되면 굳이 단어를 외우려 들지 않아도 '나의 단어' 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생활 속에서 단어의 추억을 쌓아가면서 받아들이기 때문이에요. 영어 10년이나 우리들의 영어 실력보다 우리말 배운 1 밖에 되는 외국인의 한국어 실력이 훨씬 뛰어난 경우 자주 있습니다. 모두 생활 속의 체험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에요. 외국인들 입에서 나오는 우리말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 모두 나름대로의 추억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아무런 추억도 없이 연습장이나 단어장에 정리해가며 기계적으로 외운다고 외워질까요? 아닙니다. 단어나 표현은 어떤 추억이 있어야 머릿속에 남아있는 겁니다.

단어만 공부하지 마세요. 문장 속에 나온 단어를 보세요.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의 주인공이 유난히 썼던 표현, 재미있게 봤던 영화에 번이고 나왔던 단어, 노래방만 가면 불러대는 팝송에 나오는 사랑의 표현, 이런 놈들은 좀처럼 머리 속에서 나가지 않습니다.

어렸을 단어 시험 보던 장면 기억나세요? 짝꿍의 답을 컨닝해서 문제를 맞춘 겁니다. 반면에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기억이 틀린 문제도 있을 있죠. 아무 생각 없이 컨닝해서 맞춘 단어는 '나의 단어' 되기 힘들어요. 오히려 기억이 나서 틀린 단어는 '나의 단어'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어에는 하다못해 '틀린 문제'였다는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가 외워서 같았으면 벌써 우리나라 전국민이 영어 해야 합니다. 이제는 기계 같은 그만두고 인간답게 살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