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선수의 종착역 '쿼드러플더블' | |||
쿼드러플-더블이란? 흔히들 트리플-더블(Triple-Double)을 농구기록의 꽃이라 말한다. 트리플-더블이란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 중 세 개 부문에서 두 자리 숫자의 기록을 남긴 것으로서 지금은 고인이 된 명 캐스터, 칙 헌(Chick Hearn)씨에 의해 지금의 명칭을 갖게 되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한 시즌 평균 기록을 트리플-더블로 남긴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오스카 로버트슨이 통산 181개로 역대 선두를 달리고 있고, 현역에서는 제이슨 키드(뉴저지 네츠)가 통산 69개로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쿼드러플-더블은 무엇일까. 이는 트리플-더블보다 한 수위의 개념으로 네 개 부문에서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NBA 역사를 돌이켜봐도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선수는 많았어도 쿼드러플-더블 도전에 성공한 선수는 겨우 네 명뿐이었다. 최초의 작성자는 네이트 써먼드. 210cm의 센터였던 그는 동시대 자웅을 겨뤘던 윌트 채임벌린, 카림 압둘-자바가 인정한 수비수로서 다섯 차례 올-NBA 디펜시브 팀에 이름을 올린 바 있고, 65년에는 한 쿼터에 18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낸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74년 10월 8일,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치른 첫 경기에서 애틀란타 호크스를 상대로 22득점, 14리바운드, 13어시스트, 12블록을 작성했다. 후속타는 밀워키 벅스의 앨빈 로버트슨이 날렸다. 84년 드래프트 전체7순위 지명 선수였던 그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소속으로 치른 86년 2월18일 경기(대 밀워키 벅스)에서 20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 10스틸로 대기록을 세웠다. 비록 역대 쿼드러플-더블 작성 선수 중에서는 네임 밸류가 가장 떨어졌지만, 가로채기에 능했고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MIP(기량발전상)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 뒤는 90년대를 빛낸 스타 센터, 하킴 올라주원(휴스턴 로케츠)과 데이비드 로빈슨(샌안토니오 스퍼스)이 이어갔다. 센터이면서도 시야가 넓고, 패스가 좋아 휴스턴 농구의 절대적인 중심으로 활약했던 올라주원은 90년 3월29일에 대기록(18득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 11블록)을 남겼다. 로빈슨도 마찬가지. 센터였지만 포워드에 버금가는 기민함과 유연함을 지녀 동료들로부터 '포인트 센터'라 불렸던 로빈슨은 94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상대로 이 시대 NBA의 마지막 쿼드러플-더블러(34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 10블록)로 이름을 남겼다. 간발의 차이로 놓친 대기록들 NBA 역사를 되돌아볼 때 이러한 대기록에 도전했던 스타들은 대단히 많았다. 오스카 로버트슨의 뒤를 이어 트리플-더블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매직 존슨 역시 늘 기록 달성에 가까이 있었다. 매직 존슨 역시 "생각은 해봤지만,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마이클 조던이나 래리 버드도 마찬가지다. 90년대 후반에는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간발의 차이로 쿼드러플-더블 작성을 놓쳤다. 96년 휴스턴 로케츠 소속이었던 그는 전날에 무릎 부상으로 연습을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 코트에 출전해서 25점, 9어시스트, 10리바운드, 10스틸로 훨훨 날았는데 3분여를 남기고 승리가 굳혀지자 벤치로 돌아온 후 쿼드러플-더블까지 어시스트가 단 한 개 남았음을 알았다. 그러나 이 기록에도 불구하고 그는 재출장을 선뜻 결심하지 못했는데, 기록을 의식한 루디 톰자노비치 감독의 배려로 다시 코트에 나섰다. 그러나 드렉슬러는 통산 다섯 번째 쿼드러플-더블러로 이름을 남기는 데는 실패했다. 마지막 패스를 받은 트레이시 무어가 3점슛을 성공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휴스턴 대학 동문이 우승컵에 이어 대기록에서도 샤킬 오닐과 팀 던컨도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 오닐은 2001년 NBA 파이널 2차전에서 28득점, 20리바운드, 9어시스트, 8블록의 대기록을 남겼다. 필라델피아 76ers와의 결승 시리즈를 치르던 그 시기 오닐은 자신의 하드웨어를 가장 잘 활용했다. 즉, 상대가 더블팀을 들어오면 바로 외곽으로 빼주거나 컷인해 들어오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내주면서 어시스트도 쌓아갔고, 상대 수비를 블록하면서 블록 기록도 쌓아갈 수 있었던 것. 리바운드와 득점은 두 말하면 잔소리. 그러나 역시 "기록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는 "기록보다는 승리"라는 답으로 대신했다. 던컨도 2003년 NBA 파이널에서 21득점, 20리바운드, 8블록, 10어시스트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겨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최초의 쿼드러플-더블러 탄생을 고대했던 농구 팬들을 아쉽게 했다. 그러나 기록을 떠나 그 활약만으로도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던컨의 위력을 실감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오닐과 던컨의 8블록은 NBA 파이널 기록이기도 하다. 의외의 인물도 있었다. 바로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론 아테스트다. 그는 마이애미 히트와의 경기에서 24득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 8스틸로 활약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쿼트러플-더블을 놓쳤다. 아이재아 토마스 (당시 감독)는 "역사상 4명 밖에 하지 못했던 대기록을 달성할 것 같아 기대했다"며 토마스 특유의 칭찬 패키지를 아테스트에게 날렸는데, 정작 본인은 "기록을 의식하고 뛸 선수는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한편 NBA 외의 리그에서도 몇 차례 쿼드러플-더블 기록이 작성된 바 있다. 올랜도 매직의 스티브 프랜시스는 대학생이었던 97-98시즌, 24점, 11어시스트, 10리바운드, 10스틸을 기록한 바 있고, 대럴 암스트롱 (댈러스 매버릭스)도 USBL(미 하부리그)에서 뛰던 92년 7월3일에 43점, 10리바운드, 13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했다. 여성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가장 먼저 이름이 나올 선수는 데비 블랙이다. 2005년 은퇴한 WNBA의 명수비수, 블랙은 WNBA 출범 이전에 뛰었던 ABL에서 10점, 14리바운드, 12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한 바 있다. 대학부에서는 앤 메이어스가 UCLA에서 20점, 14리바운드, 10어시스트, 10스틸을 1978년에 기록했고, 2005년 12월12일에 킴볼 고교의 애쉴리 프랭클린이 38점, 19리바운드, 11어시스트, 11스틸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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