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277456
여행지 숙박을 알아보려 모바일로 숙박 사이트를 몇 개 찾아 다녔다. 열심히 찾다 페이스북에 들어갔더니 내가 찾아본 지역의 숙박 시설이 추천 광고로 떠 있었다. 누가 내 옆에서 내가 검색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 포스팅을 단박에 넣어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약간 오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페이스북에 ‘이 광고가 뜨는 이유’를 봤더니 숙박을 찾기 위해 특정 사이트를 들어갔는데 그 사이트를 들어가 찾아본 사람을 대상으로 타깃팅해서 광고를 내보낸다는 설명이 있었다. ‘애드테크’(ADTech) 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 이상 광고를 무작위로 양만 늘려 배포 하던 시절은 지났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광고를 내보내는 것, 그리고 그 광고가 얼마나 성과를 가지고 오는 지 측정이 가능한 것, 똑똑한 광고를 하는 것이 애드테크다.
광고와 기술의 접합
애드테크는 광고를 뜻하는 ‘애드(AD)’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디지털, 모바일, 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적용한 광고를 의미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컴퓨터가 광고주, 광고매체, 광고대상을 연결하고 정확한 시기, 정확한 소비자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애드테크의 등장은 마케팅 시장의 영역이 바뀌면서 시작됐다. 기존에는 4대 매체인 TV, 신문, 잡지, 라디오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최대한 많이 노출시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구매를 불러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렇지만 이 광고가 정말 매출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었다. 분석을 위한 도구인 시청률, 열독률이 있긴 했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측정하는 데 있어 사각지대도 존재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분석을 할 수 없었다.
PC가 상용화되고 2010년 무렵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마케팅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됐다. 마케팅 영역이 온라인 중심으로 넘어오면서 마케터는 온라인이 가진 특징에 주목했다. ‘측정’. 온라인에서 모인 데이터로 누가 무엇을 클릭했는지, 어떤 것이 인기가 많은지 등을 수치로 좀 더 가시화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광고주는 광고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길 원하고 소비자는 원하는 광고만 보고 싶어하면서 애드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하게 됐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인벤토리(광고 영역)가 많아지고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보다 효율적인 광고로 성과를 높여야 한다. 높은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포털사의 광고 인벤토리도 있지만, 중소형 웹사이트나 블로그 등 다른 형태의 다양한 광고 인벤토리가 있다. 광고주는 가장 적절한 이용자에게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광고가 노출될 수 있게 하기 위해 애드테크를 필요로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자신이 필요한 내용의 광고를 받길 원한다. 온·오프라인에는 수많은 광고가 있다. 원하지 않는 광고에 필요 이상으로 노출되면 광고에 대한 거부감만 들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가 관심 있는 상품의 광고를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데이터에 기반해 맞춤형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애드테크가 필요하다.
애드테크의 구조
애드테크 시장에는 다양한 역할 단계가 있다. 크게 ‘애드 네트워크’와 이를 플랫폼으로 하는 ‘애드 익스체인지(ADX, AD Exchange)’, 광고주(수요자), 광고 사이트 구매 플랫폼(DSP, Demand Side Platform), 데이터 관리 플랫폼(DMP, Data Management Platform), 공급자 플랫폼(SSP, Supply Side Platform), 매체(퍼블리셔, 공급자)로 나뉜다.
■ 광고주와 매체
애드테크 시장에서는 ‘광고지면’을 놓고 누가 광고지면을 ‘요구’하는지 또는 ‘제공’하는지에 따라 광고주와 매체가 나뉜다. 광고주는 광고를 내는 사람이다. 자신의 광고가 보여지고 확산될 수 있는 광고지면을 필요로 하고, 매체에 그 광고지면을 ‘요구’한다. 그래서 애드테크 시장에서 광고주는 수요자(Demand) 측면에 서게 된다.
반면 매체(퍼블리셔)는 광고 내용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이 매체는 웹사이트, 블로그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온라인을 돌아다니다 광고가 보이는 모든 곳들이 그런 매체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매체는 광고주가 광고를 내 보낼 수 있는 광고지면을 ‘제공’한다. 따라서 애드테크 시장에서 매체는 공급자(Supply) 측면에 있다.
■ 애드 네트워크와 애드 익스체인지(ADX)
광고주와 매체사는 광고를 내보내는 데 있어 서로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다. 광고주는 수많은 매체 중에 자신의 광고를 내보낼 매체를 일일이 찾아야 했고, 매체 역시 광고주를 알아서 찾으면서도 많은 광고주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했다. 애드 네트워크는 이런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생겼다.
애드 네트워크는 매체의 다양한 광고지면을 하나로 묶었다. 광고전송, 오디언스 타깃팅 등의 기능을 갖춘 애드서버를 기반으로 다수의 매체를 네트워크로 묶어 광고주에게 전체 네트워크 단위로 제공한다. 묶인 광고지면을 통해 광고주와 매체가 소통하기 때문에 일일이 서버 연동을 할 필요가 없고 직접 거래할 때보다 거래가 유연해진다.
애드 네트워크가 많아지면서 애드 네트워크의 플랫폼이 생겼다. 이것이 애드 익스체인지(ADX)다. 많은 애드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있는 ADX는 애드 네트워크보다 더 거래를 유연하게 하고, 개별 거래만 가능한 애드 네트워크와 달리 다수 애드 네트워크와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애드 익스체인지는 DSP와 SSP 사이에서 경매를 통해 거래를 중개하는 중개소 역할을 한다.
■ DSP와 DMP
광고주는 내 상품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하면서 동시에 구매할 사람에게만 노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투자 효율과 물량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광고 사이트 구매 플랫폼이라고 하는 DSP(Demand Side Platform)과 데이터 관리 플랫폼인 DMP(Data Management Platform)이다. D로 시작하는 이들은, 올바른 사람에게 적절한 광고를 내보낼 수 있도록 타깃팅에 집중해 광고주의 이익을 최대로 하기 위해 일한다.
DSP는 애드 익스체인지를 통해 효율이 높다고 판단되는 지면을 광고주가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DMP는 거래할 수 있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DMP는 DSP가 보내온 쿠키와 같은 사용자 정보를 가지고 이 사용자가 올바른 타깃인지 아닌지 구분해 그 정보를 다시 DSP에 보내준다. 그러면 DSP는 한 번 걸러진 정보를 받아 적절한 사용자를 구분해 광고를 받을 사용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애드 익스체인지는 자본력과 타사 광고 시스템 연동을 통해 DSP가 정밀한 타깃팅으로도 많은 양의 광고를 내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 SSP
매체는 자신들의 수익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싶어한다. 결국 수익이 높은 광고를 찾아서 붙여야 한다. 공급자 플랫폼 SSP(Supply Side Platform)는 매체에 가장 수익 높은 광고를 보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매체가 SSP에게 ‘내 인벤토리에 광고를 싣고 싶어요’라고 광고 요청을 했다 치자. 그럼 SSP는 광고를 게재하고 싶어하는 광고주를 찾는다. ADX1, ADX2, 개인 광고주가 각각 클릭당 100원, 200원, 300원을 제시했다고 하자.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당연히 클릭당 300원이다. SSP가 이런 제안들을 받아,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ADX1의 광고를 매체에 준다.
프로그래머틱 광고 방식
이전에 사람이 하나하나 선별하고 연결해야 했던 것과는 달리, 애드테크 시장은 ‘프로그래머틱 방식’으로 광고를 연결한다. 프로그래머틱이란 쉽게 말해 사람이 할 일을 기계가 대신 해주는 것이다. 광고 지면 구매와 사용의 최적화를 위해 시스템 또는 프로그램으로 자동화한 방식이 프로그래머틱 방식이다.
프로그래머틱 방식은 모바일 광고 환경에 매우 중요한 효율성과 속도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 타깃팅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도 개인화된 맞춤 광고를 신속히 내보낼 수 있어 광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한다. 이마케터 분석에 따르면, 2017년 광고 구매의 83%가 프로그래머틱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할 정도로 프로그래머틱 방식이 앞으로 애드테크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그래머틱 광고 방식에는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실시간 경매인 RTB(Real-Time Bidding) 시스템, 프라이빗 마켓플레이스(PMP), 프로그래머틱 다이렉트(Direct)가 있다.
■ RTB(Real-Time Bidding) 시스템
실시간 경매를 통해 광고를 사고 파는 거래가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광고 공간에 입찰한 업체 중 가장 비싼 가격을 제시한 광고주의 광고가 광고 지면에 노출되도록 한다. 자동화로 이뤄지는데 1000분의 1초 사이에 모든 과정이 완료된다. 프로그래머틱 방식과 같은 개념으로 오해받기도 하는데, RTB는 프로그래머틱 광고의 하위 개념이다.
■ PMP(Private Marketplace)
PMP는 우수한 매체의 광고 지면 일부를 선별된 구매자에게만 판매하거나 특정 사람들을 위한 비공개 경매 방식으로 광고가 거래되는 것을 말한다.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의 프리미엄 광고 지면이 공개 경매에 올라가기 전에 미리 접근 권한을 얻고자하는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이마케터는 PMP를 통한 거래가 2016년에는 33억1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 프로그래머틱 다이렉트(Direct)
프로그래머틱 다이렉트는 광고 효율이 증명된 광고 지면을 경매 없이 살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캠페인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특정 광고 지면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광고주가 선호한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는 건강과 관련된 웹사이트에 광고를 노출하고자 한다. 해당 웹사이트는 이미 의약품에 관심 있을 법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드테크 랜드스케이프
애드테크를 활용하는 기업은 다양하다. 그중에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기업은 페이스북과 구글이다. 구글은 애드워즈, 애드센스를 통해 다양한 퍼블리셔(매체)에서 애드테크를 활용해 광고를 내보낸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자체 내에서 앞서 말한 사례와 같이 ‘추천 페이지’, ‘○○님이 좋아요한 페이지’로 타깃팅을 해 사용자에게 광고를 내보낸다. 페이스북은 이미 17억명의 월간 활성이용자를 기반으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기업들이 애드테크 시장의 부분들을 이루고 있다. 아래는 루마파트너스에서 만든 ‘루마스케이프’로, 전세계 애드테크 기업을 정리해 놓은 지도이다.
국내 랜드스케이프는 아이지에이웍스가 정리한 랜드스케이프가 있다.
애드 네트워크를 가진 대표 사업자로는 구글, 야후 등이 있다. 애드 익스체인지를 운영하는 곳은 구글 더블클릭(Double Click), 야후 라이트미디어(RightMedia), 오픈엑스(OpenX), 앱넥서스(appnexus) 등이 있다. DSP 사업자로는 턴(Turn), 미디어매쓰(MediaMath), 더트레이드데스크(TheTradeDesk), 데이터주(DataXu) 등이 있고, 대표적인 SSP 사업자는 루비콘(Rubicon), 펍매틱(Pubmatic)이 있다.
애드테크 시장 전망
애드테크 시장에서는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얻고 정확한 목표치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가장 연관된 관심사를 파악해내야 더욱 개인화되고 정교한 타깃팅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데이터를 지배하는 업체가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향후 애드테크 시장의 화두로 DMP를 지목한다.
한국 시장은 스마트폰 사용 빈도 증가와 함께 애드테크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각종 언론에서도 적극적으로 애드테크를 소개하고 있고, 광고 업체들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는 애드테크 시장에 관심을 보인다.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의 트렌드는 세계 시장보다 2-3년 늦는 경향이 있지만, 애드테크 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 참고자료
- 『글로벌 동향을 통해서 본 애드테크 시장 현황』 (DMC Report, 2016.09)
- 『인터넷/미디어광고(Positive) – 애드테크(ADTech)! 이제 광고도 기술이다』 (한화투자증권, 2016.08.16)
- 메조미디어 DSP 용어사전
- 데이나의 참 쉬운 애드테크
- 『[기본편] 1. 모바일 광고 시장과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이해』(앱리프트 블로그, 2015.08.25)
- 『‘모바일 프로그래매틱’이 정확히 무슨 말이죠?』 (앱리프트 블로그, 2016.04.12)
- 『“변화하는 마케팅 시장, 기술로 혁신하라”』 (블로터,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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