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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영어와 이미지 훈련

JJun ™ 2006. 9. 12. 17:49

 

어휘는 머리 속에 이미지를 불러 일으킵니다.

mouse 하면 쥐와 컴퓨터 마우스의 이미지가 떠오르죠.

이미지는 어휘의 의미라 할 수 있지만 체계적인 정의가 아니라

어휘를 사용할 때 떠오르는 즉각적인 인상, 혹은 느낌입니다.

사랑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정의를 내리려면 아마 한도 끝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사랑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것은

이런 정의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사랑했던 기억, 이런 것들이죠.

이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단어의 의미요 이미지입니다.

 

따라서 이미지는 학문적 정의와 달리 매우 유동적이고 때로는 불완전하고 애매모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언어생활은 이미지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단연코 이미지는 언어 학습의 핵심이죠. 

 

그런데 한 단어의 이미지들은 다양한 각도의 유사성을 갖고 있습니다. mouse의 경우 쥐는 코드가 달린 컴퓨터 마우스와 유사하게 생겼죠.

한편, 패드 마우스나 핀 마우스는 쥐와는 유사성이 전혀 없지만 코드 마우스와 기능상 유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어휘는 그 이미지들이 유사성으로 연결되어 이미지 흐름을 형성하기 때문에 어휘 학습의 핵심은 이러한 흐름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plain은 넓은 평지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아무 것도 없는 평지의 이미지가 무색/무장식, 소박/평범, 명백의 이미지들로 연결됩니다.

자, 아래 볼드한 부분들을 중심으로 이미지를 그려보세요.

무색이므로 소박하고 가림이나 꾸밈없이 다 드러나므로 명백한 것이죠.

이것이 plain의 이미지흐름입니다.    

 

무색/무장식: plain envelop (흰 봉투), plain carpet (무늬 없는 카펫)

소박/평범: plain dress (소박한 옷), plain girl (예쁘지 않고 평범한 소녀)

명백: make annoyance plain (불쾌감을 명백히 하다), plain truth (명백한 진리)

 

이렇게 하면 plain이 왜, 어떻게 명백을 의미하는지, 단어의 본 모습에 충실한 이해가 가능하게 됩니다. plain truth는 단순하고 분명해서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리, 예를 들어 생명의 존엄성, 인간의 기본권, 이런 것들이죠. 수학적 진리 같은 복잡, 난해한 것은 plain truth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느껴질 것입니다. 

 

 

II. 이미지 훈련

 

영어를 배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가 학문이 아니라 생활의 도구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는 것입니다. 도구는 자꾸 사용해서 익숙해져야 하므로 영어도 그 기능을 자꾸 사용해서 익숙해져야 합니다.

 

운전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운전대에 앉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다리에 쥐가 납니다. 조금만 운전을 해도 긴장이 되어 피로를 느낍니다. 차의 기능에 대해 아무리 많은 지식이 있다 해도 실전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죠. 운전을 잘 하려면 운전을 자꾸 해서 몸에 익히는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죠. 어휘와 문법에 대해 아무리 많이 알고 있다 해도 그것들을 자꾸 사용해 몸에 익히지 않으면 절대 영어를 잘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많은 학습자들이 영어를 오래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벙어리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영어를 꾸준히 사용하고 익히다 보면 어느새 운전이 몸에 배고 쉬워지듯, 또 젓가락질을 못하던 사람이 젓가락이 편해지듯 영어도 편해지고 자신이 생길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언어의 기능은 곧 이미지입니다. 따라서 이미지는 머리 속에 아하~로만 남아서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고 반드시 몸에 익혀야 하는데, 몸에 익힌다는 것은 반복적인 사용을 통해 이미지를 내 의식의 일부로 편입시켜서 내 몸같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분석과 이해보다 느낌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미지는 감이요 느낌입니다. 머리로 적절한 이미지와 표현을 따지기 전에 느낌이 절로 오고 입이 먼저 움직여야 하죠. 이 느낌을 개발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바로 이미지 훈련인 것입니다.

 

 

III. 4+2 훈련법

 

훈련법은 4개의 단계2개의 요령으로 정리됩니다. 이것을 다음 칼럼부터 적용해 사용하면 됩니다. 각 칼럼은 이 요령을 기본으로 하고 구체적인 부분을 보충하여 이미지 훈련을 안내해드릴 것입니다.

 

 

훈련 단계 

 

1. 이해: 맨 처음 예문부터 시작한다. 칼럼 첫 부분의 단어에 대한 이미지 묘사와 각 예문의 뜻풀이를 통해 단어의 이미지와 예문의 의미를 이해한다.  

 

2. 감득: 예문을 말하듯이 읽으며 예문의 상황과 함께 단어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처음에는 한국어 뜻풀이를 사용하여 이미지를 잡되 좀 익숙해지면 한국어 없이 단어에서 이미지를 직접 연상하여 느껴본다.

 

3. 연결: 예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단어의 이미지들을 비교하며 전체적인 유사성과 그 흐름을 느껴본다.

 

4. 응용: 기회가 될 때마다 여러 문맥과 상황을 통해 단어를 접하고 사용하여 이미지의 이해와 숙달을 증진시킨다.     

 

훈련 요령 

 

1. 투입: 2번 감득의 단계에서는 실제로 누구에게 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소리내어 읽되 표정과 제스처를 최대한 동원하며 자신을 적극 투입한다.   

 

2. 반복: 이미지가 익숙해질 때까지 이 과정의 반복을 거듭한다.   

 

 

1단계 이해는 영어라는 도구의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듣는 단계이고 2단계 감득은 도구를 직접 사용해보는 단계입니다. 스틱 차를 몰아 보셨나요? 스틱 기어를 변속할 때는 클러치를 서서히 떼는 것이 처음엔 쉽지가 않습니다. 요령을 아무리 잘 설명해줘도 직접 해보기 전에는 감이 생기지 않죠. 또 아무리 사과의 맛을 설명해줘도 먹어보기 전에는 그 맛을 알 수 없습니다. 영어도 한국어 해설과 뜻풀이는 설명일 뿐이고 실제 이미지는 단어를 사용하며 스스로 느끼고 맛봐야 하는 것입니다. 해설과 뜻풀이는 영어 자체의 이미지에 도달하기 위한 사다리이므로 결국은 이미지를 영어로부터 직접 흡수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은 예문과 단어가 말하는 상황을 한국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연상하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같은 단어의 이미지라도 그 형태는 문맥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문마다 조금씩 뜻풀이가 달라지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들은 상호 유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합니다. 3단계 연결은 이 이미지 흐름을 통해 단어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어를 넘어서 영어 자체의 이미지로 가면 한국어 상으로는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단순화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 이미지의 단순화가 이루어져야 신속히 이미지를 처리해 막힘 없이 단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죠.

 

언어는 끝없이 다양한 삶의 상황 속에서 진화해 나갑니다. 따라서 아무리 잘된 해설도 단어의 모든 의미들을 말해줄 수는 없죠. 그래서 4단계 응용이 필요한 것입니다. 중심적인 이미지를 익힌 후에는 이것을 다양한 상황 속에서 만나보고 사용해 봐야 합니다.

 

훈련의 요령으로 가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감득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단어를 실제 사용하는 상황을 만들어 생생한 현장감을 느껴야 하고 또한 최대한 자신을 투입해야 합니다. 특히 같은 문장을 읽어도 몸을 적극적으로 투입하면 기억이 훨씬 잘됩니다. 무엇을 몸에 익히는데 몸을 동원하는 것은 당연하죠. 몸을 동원하는 효과는 영어를 가르치며 학생들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것이니 여러분도 꼭 실험해보세요.

 

그러나 몇 번 작동해봤다고 수동기어에 자신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시동을 꺼트리기 일쑤죠. 마찬가지로 몇 번 감을 느껴봤다고 해서 그 단어를 자신있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그 감이 생소하고 익숙지 않기 때문이죠. 수동기어에 자신이 생기려면 잘 될 때 까지 자꾸 해보는 수밖에 없듯이 어휘의 학습도 자꾸 사용해서 이미지에 익숙해지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그래서 반복이 중요한 것이죠. 물론, 쉽고 간단하게 익혀지는 단어들도 많지만 기능이 복잡하고 다양한 단어일수록 많은 반복 훈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