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g.naver.com/sundanceguy/20062568595
<time to say good bye...>
[위대한 패배자]
03’/04’ NBA Title을 따낸 래리 브라운과 디트로이트의 ‘Bad Boys’는 04’/05’시즌에도 그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체 54승 28패로 여유있게 플래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리고 1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를 4승 1패로 여유있게 제치고 2라운드 또한 4승 2패로 어렵지않게 넘어섰다. 하지만 2연패를 노리던 디트로이트의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경기에 승리하고 동부 파이털 진출을 결정지은 디트로이트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약간은 보기힘든 상황이 연출되었다. 디트로이트 선수도 디트로이트의 팬들도 심지어는 언론들 조차도 승리한 디트로이트보다 패배한 한 선수에게만 관심을
보였다.
2005년 5월 19일, 동부 플래이오프 2라운드 6차전. 4쿼터 15.7초를 남겨놓고 86대 79로 디트로이트가 7점 앞서있었다. 그리고 디트로이트 리차드 해밀턴의 자유투. 디트로이트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디트로이트의 천시 빌업스가 경기장 가운데 복잡한 표정을 짓고있는 한 선수에게 걸어가 경의를 표한다. 뒤이어 타샨 프린스도 그 선수에게로 걸어간다. 경기장 내의 수만명의 관중들은 한 선수의 이름을 경기장이 떠나갈 듯이 외친다. 해밀턴의 자유투 첫 시도가 성공하자, 선수 교체 신호가 들어온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경기장 안의 선수들은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이 선수를 위해서 일렬로 서 경의를 표한다. 관중석에 있던 래리 버드도 자리에서 일어나 경의를 표한다. 아니 경기장 내에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 심지어 디트로이트의 감독 래리 브라운은 작전 타임을 불러 디트로이트의 코치진과 선수들을 모두 데리고 나와서 경의를 표한다. 기록 위원들도 NBA의 심사단도 기자들도 디트로이트의 구단 직원들도 그 누구도 앉아있는 사람이 없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No.31이 코트위에서 마지막으로 빛난 순간이었다.
<밀러의 마지막 메디슨 스퀘어 가든 방문을위해 직접 찾아온 스파이크 리>
시합이 끝나자 래리 브라운은 한달음에 달려와 레지 밀러를 꼭 껴안는다. 이긴 것은 디트로이트인데 디트로이트 선수들도 모두 레지에게 달려가 인사를 건넨다. 심지어 중계 리포터도 이긴 팀 선수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레지 밀러만을 찾는다. 그리고 관중들은 눈시울이 붉어진채 ‘One More Year’를 연호한다.
사실 인디애나는 ABA 시절 3번의 우승을 경험했지만, NBA로 오고나서는 단 한번도 우승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아니, NBA Final에 단 한번밖에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1990대 농구팬들과 대화를
한다면, 6번 우승을 경험한 시카고 불스의 팬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MVP 한번 타지 못한
레지 밀러를 내놓는 인디애나 팬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단 한번의 우승도, 단 한번의
MVP도 수상하지 못했지만, 레지 밀러는 인디애나 팬들에게 그 누구보다 짜릿한 순간을 선사해주었다.
<망연자실한 닉스 팬들, 왼쪽 끝 수건을 걸친 사람이 스파이크 리>
[Knicks Killer]
93’/94’시즌 NBA 플래이오프에서 뉴욕 닉스는 조던이 빠진 시카고 불스를 격침시키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다. 그리고 동부 파이널에서 레지 밀러의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만나게
된다. 동부에서 가장 강력한 팀이었던 뉴욕과 인디애나의 대결은 5차전을 넘기지 않고 뉴욕의 손쉬운 승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3차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말이다.
모두의 예상대로 1,2차전은 뉴욕의 손쉬운 승리였다. 그리고 인디애나로 옮겨간 3차전, 뉴욕은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듯이 인디애나에게 20점차의 패배를 당한다. 그리고 이어진 4차전 전열을 가다듬고 나온 뉴욕은 분명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레지 밀러 한명에게 19번의 자유투 시도를 허용하며 패배한다. 이 시합에서 밀러가 득점한 31점 중 17점은 자유투 득점이었다. 인디애나는 6점차의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분위기를 바꾸기위해 돌아온 메디슨 스퀘어 가든. 뉴욕 팬들은 이 5차전이 분위기를 바꿔줄거라 믿었지만, 이 5차전은 안타깝게도 뉴욕 팬들에게 레지 밀러의 악몽이 시작된 바로 그 날이었다. 무려 6개의 3점 슛을 허용하며 39점을 밀러에게 허용했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모인 수만 관중은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뒤로 밀러가 은퇴하는 그 날까지, 수많은 악몽을 레지 밀러와 함께 했다. 시리즈는 결국 4승 3패로 뉴욕 닉스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때부터였다 뉴욕과 인디애나의 농구 팬들이 레지 밀러를 ‘Knicks Killer’라고 부르기 시작했던건…
<그 유명한 레지 밀러의 'Knicks Killer' 포즈>
94’/95’ 시즌 플래이오프 2라운드에서 뉴욕 닉스는 누구보다 마주치기 싫은 상대와 다시 마주쳐야만 했다. 바로 ‘Knicks Killer’ 레지 밀러가 있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뉴욕의 우세가 점쳐지는 시합이었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시리즈 1차전, 밀러는 다시한번 뉴욕 닉스 팬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든다. 시합 종료 18.7초를 남겨두고 점수는 105대 99로 뉴욕이
6점 앞서있었다. 누가봐도 뉴욕의 승리로 끝난 시합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기적이 일어났다.
페이서스의 공격이었다. 레지 밀러가 공을 받자마자 3점 슛을 던졌다. 105대 102. 남은 시간은 여전히 16.4초. 여기서 다시 밀러가 뉴욕의 공을 빼앗았다. 그리고 다시 던진 3점 105대 105. 시간은 13.2초가 남아있었다. 단 5.5초만에 105대 99로 승리가 확실하던 시합이 105대 105가 되버린 것이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모인 수만의 닉스 팬들은 넋이 나가버린 사람들 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뉴욕의 존 스탁스가 자유투를 모두 놓친 후, 밀러가 다시 공격했다. 그리고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 시켰다. 18.7초를 남겨두고 105대 99였던 시합은 단 9초가 지난 9.7초를 남기고 105대 107로 바뀌어있었다.
뉴욕의 팬들은 이 만화같은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 이후로도 뉴욕팬들은 레지 밀러만 만나면, 눈물을 흘려야했다. ESPN이 선정한 레지 밀러의 10대 명 장면에서도 무려 4개가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레지가 은퇴를 결심하고서 그 해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레지의 마지막 뉴욕 시합에서는 레지를 그렇게나 싫어했던 영화 감독 스파이크 리가 뉴욕 닉스의 팬들을 대표해서 그들의 위대한 라이벌에게 경의를 표하면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했다.
<조던조차 궁지로 몰아버린 마법같은 시간 'Miller Time'>
[It is the Miller Time]
97’/98’ 시즌 리그 3연패를 노리는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는 동부 파이널에서 레지 밀러의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만나게 된다. 물론 모두 시카고의 낙승을 점쳤다. 그리고 예상대로 1,2차전은 시카고가 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인디애나로 돌아온 3차전, 마켓 스퀘어 가든에 모인 페이서스 팬들의 얼굴에는 아무런 근심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Show Stopper’ 레지 밀러가 있었다.
3쿼터 5분 57초가 남은 상황에서 밀러가 발목을 다치면서 경기장 밖으로 나가게 된다. 점수차는 8점차로 페이서스가 뒤지고 있었다. 그리고 남은 5분 57초 동안 페이서스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점수를 77대 77 동점으로 돌려 놓는다. 그리고 4쿼터. 9분 54초를 남기고 레지 밀러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들어온다. 4분 30여초를 남기고 조던의 슛으로 시카고가 2점차까지 추격하는 그 시점까지 레지 밀러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코트를 오가는 것만으로 힘들어 보였다. 아나운서 조차도 그냥 벤치에서 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했을 정도로 그의 상태는 나뻐보였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페이서스의 공격에서 밀러는 3점 슛을 성공시킨다. 그리고 또 다시 3점. 그리고 또 다시 3점슛 정도의 거리에서 터진 중거리 슛. 제대로 걷지조차 못하던 밀러는 1분 30초만에 8점을 넣으면서 순식간에 시합의 향방을 결정해 버렸다.
<Original 'Miller Time'>
이어서 열린 4차전에서 두 팀은 시합 종료 2.9초가 남는 시점까지 94대 93로 박빙의 승부를 쳘치고 있었다. 인디애나가 1점차로 뒤진 상태에서 인디애나의 공격이었다.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 골대 밑에 있던 인디애나의 한 선수가 빠르게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하퍼를 따돌리고 조던을 밀쳐낸 레지 밀러의 손에 공이 올려졌다. 밀러는 그대로 달려가며 한바퀴를 턴하면서 슛을 던졌다. 그리고 공은 그대로 림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The Miller Time’이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이 해의 NBA 플래이오프 중계의 메인 스폰서 중 하나가 ‘miller light’라는 맥주를 광고하던 맥주 회사였다. 항상 작전 타임이나 광고시간이 끝날때쯤이면 프로그램 스폰서가 소개되곤 했는데, 그 카피가 ‘Miller time could be anything you want, as long as it feels good’이었다. 우리는 그 이후로 페이서스의 시합 4쿼터 마지막 순간을 ‘Miller Time’이라고 불렀다.
<40ft. 짜리 초 장거리 버저 비터>
[The Pacers]
사실 레지 밀러는 평균 득점이 20점이 채 못된다(18.2점). 18시즌을 인디애나에서 뛰면서, 평균 득점이 20점을 넘은 시즌은 단 6시즌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레지 밀러가 어시스트를 많이 하거나 리바운드를 많이 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합 종료를 몇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응원하는 팀이 2~3점 정도를 뒤지고 있다면, 우리는 자연스레 레지 밀러를 떠올린다. 레지 밀러 덕분에 뉴욕 닉스의 팬들은 시합 종료 20초를 남기고 팀이 8점을 리드하고 있어도, 항상 불안하다. 레지 밀러는 그런 남자였다.
단 한번도 득점왕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NBA 역사상 단 14명밖에 없는 25,000득점 이상한 선수 중에 레지 밀러의 이름이 있다. 1,300 시합 이상 뛴 11명 중에 한 명이며, 한 프랜차이즈 팀에서만 뛴 것으로하면 존 스탁턴과 칼 말론 다음이다. 그는 1,389 시합을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No.31 유니폼만을 입은채 뛰었다. NBA 역사상 2,000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킨 선수는 레지 밀러(2,560)와 레이 알렌(2,232) 단 두명 뿐이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2,000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도 통산 성공률이 40%에 육박한다(39%).
<농구 팬 레지 밀러>
농구를 보면서 누구나 한번 쯤 해보는 생각은 응원하는 팀이 3점차로 뒤지고 있을 때,
3점 슛을 성공시키면서 반칙을 얻어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한번에 4점을 얻는 플래이이다.
레지 밀러는 이 4포인트 플레이를 24번 성공시켰다. 물론, NBA 역사상 4점 플래이를 가장
많이 성공시킨 사람은 레지 밀러이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 비록 레지 밀러는 팬들에게 우승을 선물해주지는 못했지만, 밤새워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 할 수 있는 ‘Miller Time’이라는 무엇보다 짜릿한
기억을 1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경험하게 해주었다.
[출처] [S-Kid] NBA 열전-5.가장 짜릿한 시간 밀러 타임 - 레지 밀러 |작성자 달팽이
'Enjoy my life! > I Love This Ga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펌] '비범을 넘어선 평범' 존 스탁턴 (0) | 2009.07.05 |
---|---|
[펌] NBA 레전드 스토리 - '흑기사' 래리 브라운 감독 (0) | 2009.04.13 |
NBA 풋내기들은 필독! MJ(Michael Jeffrey Jordan)를 넘었다는 평가는... (0) | 2009.02.13 |
[펌] 역경을 이겨낸 천재 슈터, Chris Mullin (0) | 2008.07.16 |
슬램덩크 명장면 모음... (0) | 2008.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