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의 용인술과 진정한 리더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12.26)
1860년 대선 후 몇 개월이 지나서였다.
반이라는 은행가가 링컨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상원의원 새먼 체이스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그를 붙잡고 물었다.
"입각하시게 되었습니까?"
"네, 지금 재무장관으로 임명받았습니다."
"능력으로 보나 학식으로 보나 당신이 링컨보다 한참 윈데 어째서 그 밑에서 일하려는 겁니까?"
"그래서 이 내각에서 일하려는 겁니다. 그래야 제가 더 돋보이지요."
며칠 뒤 반은 링컨을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체이스 같은 사람을 쓴 건 잘못입니다."
링컨이 의외라며 물었다. "왜죠?"
"그 사람은 자기가 대통령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그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또 있습니까?"
"아뇨, 모릅니다. 그건 왜 물으시는 겁니까?"
"전부 데려다 입각시키려고 그럽니다."
(156p)
왕진링 외 지음, 허정희 옮김 '회사가 아끼는 사람' 중에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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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판단하는 기준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이를 보는 시각입니다.
평범한 리더는 보통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싫어합니다.
두렵고 시기하는 마음에 그를 핍박하거나 피하려 합니다.
하지만 내면이 강한 진정한 리더는 오히려 그런 사람을 찾아 나섭니다. 과감히 등용하고 기회를 줍니다.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의 협력을 얻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여기에 잠들다'(Here lies a man who knew how to enlist in his service of better men than himself)라는 비문으로 유명한
'철강왕' 카네기가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우리 회사 직원은 저보다 10배는 더 똑똑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는 빌 게이츠도 비슷한 경우이겠지요.
얼마전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경쟁자였던 힐러리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내 경선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라이벌을 핵심 요직에 앉힌 것을 보고 링컨을 떠올린
이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오바마는 링컨을 롤 모델로 삼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링컨은 자신의 정적들을 요직에 등용한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훗날 평가는 '위대한 용인술'이었다는
찬사와 정책혼선만 가져왔다는 비판으로 나뉩니다만, 어쨋거나 보통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내면이 강한 진정한 리더는 자신보다 유능한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시기하지 않고,
아끼고 등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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